. World Class Korea를 만드는 사람들 – ① 한국제품 전도사 1 – 미국전역에 한국제품 유통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꿈인 스티브 정(Steve Chung)
(사진설명 1,2,3 : 베스트바이 이상의 전자제품 유통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몇몇 한국인들이 함께 모여 시작한 뉴저지주에 위치한 ‘하이트론스(251 Broad Ave., Fairview 소재) 1호점’ 앞에서, 다이렉트플러스 스티브 정 사장과 안상국 CEO)
[AVING KOREA 미국뉴욕특별취재팀 – <특별기획뉴스> ‘World Class Korea’의 현장을 가다 – 미국뉴욕 編 ] 에이빙뉴욕특별취재팀은 뉴욕인근 뉴저지주에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는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트론스(HiTrons)’를 방문했다. 고급스럽게 꾸며놓은 300여평의 점포가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유통점인 베스트바이(Best Buy)나 서킷시티(Curcuit City)보다 훨씬 더 품격이 있어 보였다. 이곳을 방문하던 중에 전자제품 유통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다이렉트플러스(Direct Plus)’의 정승화 사장(Steve Chung)을 만났다.
정승화 사장은 제일기획 미주 법인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후 우여곡절 끝에 주위 지인의 권유로 삼성제품의 유통사업을 시작해 창업 첫 해 80만불의 매출을 올렸고 6년 만에 무려 1,600만 불의 실적을 달성해 한인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부터 김창규 사장과 윤성환 사장을 중심으로 몇몇 동업자들과 함께 하이트론스(HiTrons)’라는 전자제품 전문 유통점포를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에다 처음으로 오픈했다.
정 사장이 ‘하이트론스’라는 점포를 연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애초부터 한국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든 디지털관련제품을 한꺼번에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대규모 유통전문점을 미국전역에 세운다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출범시켰다. 에이빙취재팀은 취재방향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정 사장을 ‘월드클래스 코리아를 만드는 사람들’의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취재하기로 결정하고 인터뷰를 시도했다.
(사진설명 4,5 : 뉴저지주 Penhorn Ave.에 있는 다이렉트플러스)
기자) 회사를 설립한 지 6년 만에 20배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첫번째 차별화 전략은 인스톨레이션(내부공사)입니다. 즉 전자제품만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를 같이 판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상품만 팔 경우 20% 마진이 남지만 (상품을 설치하는) 내부공사서비스를 동시에 하게 되면 마진은 50%나 됩니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닌 인스톨레이션(내부공사)이 저희 회사의 차별화 포인트 입니다. 그리고 단품판매보다는 패키지판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홈시어터와 에어컨, TV 등을 동시에 구매할 경우 경쟁업체보다 저렴하며 내부공사와 더불어 인테리어까지 해결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하이트론스는 키친(부엌) 솔루션 프로바이더입니다. 미주 전역에 가맹점을 두고 있는 냉동협회, 부동산협회 등의 단체와 제휴해 공동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휴협회에 소속된 가맹점에서 집 공사를 할 때 모든 상품을 따로 구입할 필요 없이 하이트론스에서 일괄 구입하게 되면 상품구매와 내부공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공사시간을 단축 시킬 뿐 아니라 비용도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고객 감동 서비스입니다. 한국인들이 베스트바이와 같은 미국할인점에서 제품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언어문제로 가격흥정을 하기 어렵고 제품하자에 대한 컴플레인 조차도 어렵고 A/S 직원이 집을 방문해도 의사소통문제로 인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이트론스에 오는 한국 손님들은 큰소리로 컴플레인 할 수 있고 가격도 흥정 할 수 있습니다. 소수민족으로서 미국에서 겪는 소외감을 저희 매장에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저희가 내부공사를 할 경우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로 섬세하고 꼼꼼하게 공사를 하기 때문에 한국인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한 번 서비스를 받기만 하면 고정고객화 됩니다. 올해는 외국인 단골고객도 30%나 향상됐습니다. 현재 30개 내부공사 팀을 구성해 제품에 대한 학습과 서비스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자) 창업하기 전 경력과 창업 동기는?
1984년에 제일기획에 입사했습니다. 1988년 일본으로 연수를 갔는데 일본 국제화 성공사례 분석이 주 업무였으며 이 시기에 국제화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지요. 91년에 제일기획 미주본사로 발령을 받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분석하고 삼성그룹의 글로벌 광고(브랜드관리)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97년 1월 제일기획미주법인장을 마지막으로 퇴사해 IMF때 삼성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소규모 유통업을 시작하게 됐고, 이때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를 갖추게 됐습니다. 제일기획에서 배운 시장조사, 분석, 마케팅전략과 자금조달 등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전자제품유통회사인 ‘다이렉트 플러스’를 설립하게 된 것이지요.
(사진설명 6,7,8 : 정승화 사장은 한국제품전도사이다. 점포에 내점한 미국고객을 안내하며 직접 세일즈에 나서기도 한다)
기자) 자신의 비전과 경영 철학은?
저의 경영철학을 말씀 드리자면 사업보국, 합리추구, 인재제일의 세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삼성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내세운 경영이념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미국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육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저의 비전은 미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후대를 키우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삼성이 지금의 위상을 갖추게 된 것도 사람을 잘 키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바르고 뛰어난 인재를 양육해 ‘베스트바이(BestBuy)’와 같은 세계적인 유통회사를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는 자신을 위해 돈을 벌지 말고 남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리스쳔은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하고 남을 배려해야 합니다(정 사장은 독실한 크리스쳔으로서 매일아침 남미출신 불법체류자들을 회사에 모아놓고 영어와 더불어 그들이 미국사회에 정착하고 먹고 살 수 있도록 일을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었다). 자랑할만한 이야기는 못됩니다만 저는 제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기독교 교육 펀드에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병을 얻어 선교사 일을 그만 둬야 하는 어떤 여성선교사님의 소식을 접한 후 제가 타고 다니던 차(렉서스)를 팔아 후원비를 마련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주행거리 50만Km가 넘는 3,000불짜리 중고차를 타고 다니지만 항상 감사하며 살아 갑니다.
기자) 하이트론스(Hitrons)에 전시되어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 한국브랜드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사실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는 예전에 비해 많이 상승된 것이 틀림없습니다. 삼성과 엘지 등 한국대표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이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실제로 그에 따른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이 DLP, LCD, 플라즈마 텔레비전과 휴대폰 등 인기상품들을 ‘소니’나 ‘파나소닉’ 보다 한발 앞서 출시하고 있고 또 상품력(기술력)도 뛰어나 미국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9,10 : 정 사장은 독실한 크리스쳔으로서 회사에 출근하면 묵상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끔 고국을 생각하며 조용히 음악을 들을 때도 있다)
기자) 한국기업에 대한 어드바이스나 또 다른 할 얘기가 있다면?
제품을 만들 때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상품들이 미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미국시장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먹혀 들어갑니다. 예를 들면 한국기업이 개발해 최근 저에게 보내온 ‘바비큐그릴’은 고기를 구울 때 연기가 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라 미국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기업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문의한다면 다이렉트플러스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다이렉트플러스는 유통인프라를 구축하고, 한국의 기업들은 좋은 상품을 만들어 준다면 미국시장을 테스트하고 또 유통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어느 개인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나 코트라(KOTRA), 또 중소기업지원기관 등 국내의 모든 관련단체가 함께해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정 사장은 “미국전자유통시장에서 일본제품이 한국제품에 밀려났듯이 언젠가는 한국제품도 중국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입니다. 일본기업들이 미국에서 많은 돈을 벌었을 때 유통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해 결국 납품회사로 전락해 버렸는데 한국기업은 일본기업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라며 말을 끝마쳤다. 그는 한국과 한국기업이 미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었다.
(사진설명 11,12,13 : 정 사장은 자신이 타던 렉서스를 팔아 병을 얻은 선교사의 후원비로 내놓고 50만Km가 넘은 3,000불짜리 중고 링컨컨티넨탈을 타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한다)
< 미국뉴욕특별취재팀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용운 기자, 이승재 뉴욕특파원, 편집 서민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