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길 원한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은 무엇일까 생각할 수 있기 바란다. 이런 관점에서 바이어들이 찾는 제품은 도대체 어떤 특징이 있을까 한 번 살펴 보고,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의 특징을 3가지 정도로 구분해본다.

1. RSF(Resource Saving Function)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고 사용하는 화장지가 얼마나 많은가?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1년에 한 사람이 사용하는 두루마리 화장지가 49개로 약 52.43달러에 이른다. 4인 가정이면 약 210달러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판매하는 비데의 소비자 가격은 249.99달러로, 한 가정이 사용하는 화장지 비용 1.5년 정도이면 비데를 구입할 수 있다. 비데를 사용해 10년치 화장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따뜻한 물로 깨끗이 닦아 주고, 따뜻한 시트로 차가운 것도 막아주고, 따뜻한 바람으로 말려 주기까지 한다. 당사는 지금까지 미국 시장에 약 10만 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코스트코, 월마트, BBB, 홈디팟, 로우스 메나드, 아마존 등에서 판매된다.

2. TMF(Transformable Multi-Function)

한가지 제품이 여러 용도로 변형되는 기능의 제품이라면 금방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용 소파로 사용되는 제품을 뒤집으면 책상이 되고, 또 세우면 어린아이들이 숨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소파, 책상, 숨기 놀이를 하는 제품을 다 사서 놓아 둘 공간도 없는데, 이렇게 변형되는 다기능 제품을 마다할 바이어는 없을 것이다. 당사는 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한 결과, 토이저러스, 월마트, BBB, 아마존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어들은 공간을 차지하는 제품을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우리가 판매하는 플라스틱 박스는 옆면 4개의 면이 모두 접혀서 납작하게 된다. 물성이 좋아 200파운드의 사람이 올라가서 밟아도 깨지지 않는다. 이 제품도 월마트, 샘즈클럽, 스테이플스, 오피스디팟, 페덱스, DHL 등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3. UCF(Unique Creative Function)

제품이 갖고 있는 독특한 기능에 대해 바이어는 관심을 갖는다. 대형 유통망 바이어가 첫 번째 물어 보는 질문은 “이 제품은 뭐가 다른가?”이며, 이에 대해 1분내에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진공을 이용해 붙이는 스마트폰 거치대들은 그 안에 공기가 들어 감으로써 거치대가 유리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접착제 없이 유리창에 바로 붙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제품이 있다면, 이는 바이어가 찾는 제품인 것이다. 당사는 25년간 한국 중소기업 진흥 공단의 도움을 받아 한국산 중소기업 제품을 미국 대형 유통망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수년 전 한국에 가서 진공방식도 아니고 접착제도 없이 붙이는 스마트폰 거치대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을 만났다. 사장이 자사 제품을 소개한 뒤, 자신이 이 제품을 팔지 못하면 자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유는 그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발명왕 상을 받았으며 지인들 돈을 빌려 만들었는데 팔리지 않아 빚이 쌓여 정말 자살하고 싶다고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컨설팅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이 제품을 팔아 이 사람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제품을 들고 미국.유럽에서 바이어 찾은 결과, 월마트, 아마존, 언비터블,오버스톡 등과 유럽의 EDEKA, METRO와 같은 유통망에서, 소량이지만 온라인 테스트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이후 이 사장은 한국의 홈플러스 구매담당자를 만나, 해외 대형 유통망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라며 홈플러스 바이어를 설득,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지금은 적지 않은 물량을 판매하게 됐다.

사업하면서 과연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이들께 힘내라는 응원을 하고 싶다.

전 제일기획 미주법인장

정승화 / 현 Hitrons Solutions Inc 대표

https://news.koreadaily.com/2017/09/28/society/opinion/5649483.html